중동의 한 조그만 항공사가 한꺼번에 1백90억달러어치(23조원)에 달하는 71대의 항공기를 주문,세계를 놀라게 했다. 주인공은 중동 소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적사인 에미리트항공으로 이같은 항공기 주문은 민간 항공산업 역사상 최대다. 특히 이 주문대수는 대한항공이 보유 중인 1백19대의 60%에 이르는 규모다. 에미리트항공은 16일 유럽의 항공기제조회사 에어버스에 45대(1백25억달러),미국 보잉에 26대(65억달러)의 여객기와 화물수송기를 발주했다. 특히 에어버스에 발주한 45대 중 절반이 넘는 25대는 A380 슈퍼점보기로 좌석수가 5백50석에 달하는 세계 최대 여객기다. 에미리트항공의 대규모 항공기 발주는 9·11테러와 경기불황으로 대부분의 세계 항공사들이 신규 항공기 발주를 줄이거나,이미 발주한 항공기에 대해서도 인도시기를 늦추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에미리트항공의 이같은 야심찬 성장 전략은 아랍에미리트정부가 수도 두바이를 중동의 교역 중심지로 육성하려는 '중동허브전략'의 일환이다. 이날 발주한 항공기들은 오는 2012년까지 인도된다. 에미리트항공은 중동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항공사로 현재 약 50대의 여객기와 화물수송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