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한국 전략가인 스티브 마빈은 17일 미국시장으로부터 나오는 유동성과 낙관적 분위기가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를 단기간 상승쪽으로 몰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증시를 보면 한국 증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빈은 한국 경제가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완만한 상승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된 근거로 미국의 풍부한 유동성과 달러 약세 현상을 들었다. '유동성 증가와 달러약세 지속→미국 기업의 수익성 개선→미 증시 상승과 내수시장 회복→한국의 대미 수출 증가→한국 기업의 수익성 개선→주가 상승'의 선순환 구조가 당분간 지속되리란 설명이다. 그는 특히 한국의 수출주를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마빈은 "이번 랠리 기간중에 수출주 및 대형 블루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현대모비스 POSCO 삼성전자 등을 투자유망종목으로 제시했다. 한진해운 대한항공 SK텔레콤 대신증권 등도 이같은 종목에 포함됐다. 그는 SK텔레콤이 SK글로벌 사태 이후 그룹 부담을 떨쳐 버리고 재평가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빈은 그러나 한국 경제가 미국 경제 및 해외수요에 과다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취약점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미국의 과다한 가계부채와 경상수지 적자 등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한 왜곡이 조정되는 시점에 미국이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한국 경제는 그때까지 해외수요에 대한 과다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