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매각을 놓고 노·정간 충돌이 벌어진 가운데 금융산업노조가 올해 은행권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또 조흥은행 노조는 남자 직원 4천5백여명이 삭발을 하고 허흥진 노조위원장이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투쟁수위를 높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는 전산센터 전 직원이 조흥은행 매각에 반대하며 17일 오후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전산센터 직원 8백여명 가운데 팀장 이상 관리자급 10여명을 제외한 전 직원이 이탈했다"며 "전산기계에는 손을 대지 않았지만 전 직원이 근무지를 떠나 업무가 완전히 중단됐다"고 말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지난 12일 은행연합회측과의 은행권 임단협 1차 실무교섭에서 '의견접근 불일치'를 이유로 일방적인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금융노조는 이어 1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내 사실상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금융노조를 포함한 한국노총은 오는 30일 총파업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표면상 비정규직 임금인상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노사간 의견 차이가 크다는 이유로 협상결렬을 선언했지만 실제는 조흥은행 매각반대 투쟁과 연계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원래 올해 임단협은 조흥 매각 반대투쟁과 연계한다는 방침이었다"며 "정부가 약속을 어기고 매각을 강행한 만큼 임단협 교섭에도 더이상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연합회와 금융노조가 각각 노사 대표권을 위임받아 벌인 첫 산별교섭인 올해 은행권 임단협은 난항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번 산별 교섭은 20개 은행뿐만 아니라 금융결제원 자산관리공사 등 유관기관 11곳을 포함해 모두 31개 금융기관이 대상이다. 조흥 노조는 정부의 매각 강행에 대한 항의표시로 16일 직원 7천2백24명이 집단사표를 낸데 이어 이날 서울 광교 본점에서 노조 간부 4백여명의 집단 삭발식을 가졌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