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등 울산의 금속연맹 소속 대형 사업장들이 잇따라 파업투쟁을 강행키로 해 울산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18일 울산시와 울산노동사무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금속산업연맹 울산본부 소속 18개 사업장은 임단협 공동투쟁을 위해 다음달 2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24일 파업 찬반투표와 27일 산별전환 조합원 총회를 앞두고 집행부가 철야농성에 들어가는 등 파업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 금속연맹 공동투쟁에는 7만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더욱이 노동계가 참여정부의 친노동정책과 맞물려 △주5일 근무제와 노조의 경영참여 △근골격계 질환 대책 △비정규직 조직화 등 개별 사업장이 풀기에 한계가 있는 요구사항을 내걸고 있어 분규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 수출 차질은 물론 중소 부품업체의 경영난 가중, 외자유치 차질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것으로 울산시는 걱정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재고 차량은 경기 불황으로 이미 5만7천여대에 달해 야적장(최대 1만8천여대 수용)에 넣지 못한 완성차량들이 회사 내 공터를 가득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출로 겨우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쟁의는 수출차질로 이어져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불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1백여개 중소 하청업체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내수시장 위축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파업까지 벌어지면 공장가동 중단으로 연쇄 부도를 맞지 않을까 초긴장 상태다. 한 업체 사장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현대차의 노사분규에 휘말려 공장가동을 중단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면서 "아예 공장 문을 닫을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 메카 건설을 위해 '오토밸리 사업'을 추진 중인 울산시도 걱정이 태산이다. 고질적 분규가 울산의 국제신인도를 저하시켜 미래 역점사업으로 정한 오토밸리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초긴장하고 있다. 또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7월 완공 예정으로 남구 부곡동 일대 5만7천여평에 조성 중인 외국인 기업 전용공단도 제대로 분양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