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의 심장부인 전산센터 가동 여부를 놓고 노조와 정부가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노조는 당장 19일부터 정상적인 전산망 가동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현재 충분한 대체인력을 확보해 놓고 있는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은 18일 "전산센터 인력 3백29명중 3백5명이 파업에 합류, 19일부터 자연스럽게 전산망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 위원장은 "전산망을 중단시키는 방법은 마스터키를 빼는 것과 인력을 철수시키는 것이 있는데 인력 철수 방법을 택했다"면서 "정부와 사측의 인력조달에 한계가 있고 외부직원들이 핵심시스템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만큼 일정 시점이 지나면 전산망이 마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사측은 그러나 "전산센터 근무인원이 현재 51명으로 최소 운영인력인 30명보다 많다"면서 "계약직 및 협력업체 직원 58명이 합류할 예정이어서 가용인력은 총 1백9명으로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타은행 전산인력 등 대체요원을 긴급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 검사역 10명을 이미 조흥은행 전산센터에 파견했으며 경찰은 전산센터 주변에 병력을 배치, 노조원들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현재 조흥은행 전산센터가 사용하는 메인프레임(주컴퓨터)은 유니시스 기종. 은행권에선 조흥 외에 신한 농협 수협 등이 쓰고 있으며, 다른 은행은 주로 IBM 기종을 사용한다. 따라서 전산센터 대체인력에는 주로 신한은행 직원들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0년 7월 은행 연대 총파업과 2000년 12월 국민ㆍ주택은행 파업 당시에도 노조가 전산망 가동중단을 '위협'했지만 정상 가동됐다는 점을 들어 조흥은행 전산망이 실제 마비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산망이 실제 중단될 경우 인터넷, 전화, 은행공동망을 통한 타행이체 송금 결제 등 모든 금융업무가 마비, 금융혼란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또 '전산망 다운'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파업 장기화시 대체인력 부족으로 전산망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