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예측 능력이 낙제 수준인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의회 산하 회계감사국(GAO)은 17일 'IMF의 국제금융위기 예측 예방 및 대처능력' 보고서를 통해 IMF가 지난 10년간 심각한 금융위기를 제대로 예측해내지 못했으며 위기경보도 시기를 놓치거나 내용이 부실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IMF의 주요 경제예측 수단이며 일년에 두 번 발간되는 '세계경제전망'이 지난 10년간 내놓은 불황 예측이나 국가별 경제전망의 적중률은 10% 정도로 낮았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91~2001년 사이 87개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한 1백34건의 불황 가운데 IMF가 제대로 예측한 것은 15건(11%)에 불과했다. 또 동남아 14개국의 평균성장률을 4.4%로 예측했지만,실제는 한 국가를 제외하고 모두 큰 폭의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98년 IMF는 인도네시아의 성장률을 6.2%로 전망했으나,마이너스 13.7%로 곤두박질쳤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짐 색스턴 하원의원은 "IMF의 금융위기 대처능력이 상당히 취약하며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갖추지 못하는 등 운영도 부실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앤 크루거 IMF 수석부총재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 개별국가의 잠재적 위기를 그대로 예측할 경우 곧바로 외국인투자자의 이탈사태를 야기하는 등 역효과가 크다"고 해명하며 "국가별 모니터링 보고서의 시의적절성과 취급범위를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