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세 8백만달러에 초판 1백만부 인쇄,전세계 22개국에 판권 수출,출간 첫날 20만부 판매…. 지난 9일 미국에서 발간돼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있는 힐러리 로뎀 클린턴의 자서전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김석희 옮김,웅진닷컴,1만2천원)가 18일 한국어판으로 출간됐다. 전2권 가운데 첫권이 먼저 나왔고 둘째 권은 7월중 선보일 예정이다. 힐러리 자서전의 국내 독점권을 가진 웅진닷컴은 지난 5월초 영문 원고를 입수했지만 한글판으로 8백쪽에 달하는 분량과 충실한 번역을 위해 두권으로 나눠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초판 발행부수는 5만부. 대형서점들의 선주문만 3만부에 달한다. 이 책에는 8년간의 백악관 생활뿐만 아니라 남편 클린턴과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인간적인 배신과 가혹한 정치판의 이면,스캔들의 회오리를 뚫고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감으로 꼽히기까지의 과정이 들어있다. 그녀의 성장기와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도 53장이나 실렸다. 시카고 교외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학교 선생님이나 핵물리학자를 꿈꾸던 소녀,예일대 로스쿨에서 그녀를 활짝 웃게 만든 '아칸소의 바이킹' 클린턴과의 연애시절,빨간 벽돌집을 구해놓았다며 적극적으로 청혼한 그와 신접살림을 차린 뒤 미국 정치의 중심으로 진입하게 된 사연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어머니한테 배우지 못한 것은 세상으로부터 배워라"는 케냐 마사이 부족의 격언처럼 그녀는 처음부터 학생운동과 사회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두차례의 대통령 선거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퍼스트 레이디로서 미국의 모든 주와 78개 국가를 돌아다니며 '인간성을 끊임없이 가르치는 평생교육 과정이 곧 정치'라는 것을 배웠다고 썼다. 다음달 나올 2권에는 1994년 이후의 백악관 생활과 뉴욕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기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힐러리 스스로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했던 시기였다"고 회상하는 이 기간은 르윈스키 스캔들을 비롯한 수많은 추문 속에서 그녀가 어떻게 한 사람의 영향력있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됐는지를 보여준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