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클로드 트리셰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가 회계부정사건과 관련해 무죄가 확정돼 유럽중앙은행(ECB)의 후임 총재에 임명될 수 있는길이 열렸다. 파리 법원은 18일 프랑스 은행인 크레디 리요네 회계부정 사건과 관련해 트리셰총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트리셰 총재는 재무부 국장으로 재직중이던 지난 90년대 초 파산 위기에 몰렸던크레디 리요네의 회계보고서 조작을 눈감아줬다는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 10개월을구형받았었다. 트리셰 총재는 이번에 무죄가 확정됨으로써 빔 두이젠베르그 현 ECB 총재를 이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중앙은행 중 하나인 ECB 총재직을 맡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트리셰 총재는 ECB 출범 이전인 지난 98년 EU 내부 합의에 의해 두이젠베르그총재에 이어 다음달부터 ECB총재직을 맡기로 내정됐으나 크레디 리요네 회계부정 사건의 돌출로 총재직 승계 여부가 불투명했었다. 그러나 이번 재판 결과에도 불구하고 EU 회원국들 사이에 자국 출신을 ECB 총재직에 앉히려는 경쟁이 치열해 ECB 후임 총재 확정 과정에서 EU 내부에 적지 않은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트리셰 총재의 무죄 확정을 환영하고 이로써 트리셰 총재가 ECB 총재로 임명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ECB는 이번재판 결과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두이젠베르그 현 ECB총재는 지난 4월 ECB의 다음 총재가 정해질 때까지 총재직을 계속 수행하겠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