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8일 새벽 홍석주 조흥은행장과 최영휘 신한지주 사장이 시내 모처에서 극비리에 만나 '심야협상'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오늘 새벽에 변양호 재경부 금융정책국장과 유연수 예금보험공사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홍석주 조흥은행장과 최영휘 신한지주사장이 고용보장 등 합병 조건에 대한 첫 협상을 벌였다"고 밝혔다. 조흥은행의 홍 행장은 이 자리에서 △합병 은행장에 조흥측 인사 선임△합병 은행 명칭에 '조흥'사용 △조흥 직원 고용보장△별도 자회사 체제가 아닌 신한은행과의 즉시ㆍ대등 합병 등 5∼6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측은 조흥은행 직원들의 일정기간 고용보장 등은 적극 검토할 수 있지만 인수 직후 은행을 합병하고 통합 은행 명칭을 조흥은행으로 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신한측은 대신 조흥은행을 신한지주 자회사로 2년간 두되 카드와 전산부문 등을 조기에 통합하고 합병 은행 이름은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홍 행장은 이날 밤 기자들과 만나 예금보험공사 및 신한금융지주와의 협상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으나 아직 노조측에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 행장은 "매각이 기정사실화됐다면 차선을 추구해야 한다"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노ㆍ정) 양쪽의 접점을 찾아주는 것이 내 임무"라고 말했다. 또 현 상황에서 공권력 투입을 요청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신한지주에 6천5백억원 정도의 사후 손실 보장을 해주는 조건으로 조흥은행 매각협상을 타결짓고 19일 오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열어 이를 승인받을 계획이다. 매각대금은 51%는 주당 6천2백원(1조7천억원)으로 계산해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전량 신한은행의 상환우선주를 받기로 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