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지주회사 체제를 토대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주회사 출범 1백일을 넘긴 LG의 요즘 화두는 '정도ㆍ투명경영' '브랜드 경영' '일등 LG'.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업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지주회사 체제 이전에는 계열사들이 어려울 때 서로 출자에 대한 부담을 져야 했다. 이제는 사업자회사들이 고유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다. 단순한 출자구조로 선진형 기업지배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화학 정유 전자 텔레콤 유통 등 34개 자회사들은 오로지 사업실적에 따라 평가받는다.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과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통해 '일등 LG'만을 추구한다는 것이 자회사들의 유일한 목표다. 구본무 LG 회장 스스로 "일등 LG를 이뤄내기 위해 투명한 정도경영을 펼치자"며 임직원들에게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지주회사 ㈜LG는 △미래지향적 출자 △사업자회사의 세계 1등 제품 및 서비스의 발굴 육성 △사업자회사에 대한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통해 사업의 전문화 및 집중화 △사업자회사에 대한 효과적인 성과관리와 경영자 육성 △LG 브랜드가치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LG는 지주회사체제 전환 이후 경영 투명성 제고와 주주가치ㆍ기업가치 극대화 효과에 대해 국내외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주가도 꾸준한 상승세다. 유력 경제일간지인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4월7일자에서 "LG의 지주회사체제 전환이 한국 대기업들에 구조조정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특집기사로 보도했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도 최근 LG의 지주회사체제 전환 이후 평가에 대해 "1백점 만점에 80점은 줄 수 있다"며 비교적 후한 점수를 매겼을 정도다. 이같은 평가에 대해 ㈜LG 홍보팀 정상국 부사장은 "LG가 계열사간 순환출자구조의 연결고리를 끊고 자회사 책임경영 체제를 갖춘데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해석했다. LG의 지배구조 변경작업은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주회사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여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지분법 평가이익과 배당이 유일한 수입원이어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자회사로 편입된 LG칼텍스정유의 0.2% 지분 등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밖에 △비상장 계열사의 공개 △비주력 계열사 매각 등도 중장기적인 숙제로 남아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