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뿐만 아니라 심장병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는 건강진단센터에서 정기 건강진단을 받고 있는 6백70명을 대상으로 혈액 검사를 실시한 결과 김치를 많이 먹을수록 심장 혈관병의 원인인 호모시스테인의 혈중 농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담배 콜레스테롤과 함께 심장 혈관병의 3대 발병 원인인 호모시스테인은 협심증과 뇌졸중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핏속 농도가 ℓ당 10~15마이크로 몰(μmol) 이상이면 고(高) 호모시스테인 혈증으로 분류된다.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15μmol 이상인 사람은 그 이하인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혈관질환 발병률이 3∼10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사결과 하루 세 번 이상 김치를 먹는 사람(3백16명)의 호모시스테인 평균 농도는 9.8μmol,하루 두 번 정도 먹는 사람(3백19명)은 10.5μmol,주2회 정도 먹는 사람(25명)은 10.9μmol로 각각 나타났다. 김 교수는 "미국 등에서는 심장병 발생을 줄이기 위해 녹황색 채소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김치가 심장병을 예방해주는 게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체의 11.6%인 77명이 고 호모시스테인 혈증을 갖고 있어 10명 중 1명이 호모시스테인으로 인한 예비 협심증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20일 연세대에서 열리는 대한역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