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을 공식 경고한 지 19일로 1백일을 맞았다. WHO는 1백일간 발생한 사스 감염자 수는 세계 32개국,8천4백65명이며 사망자는 8백1명으로,사망률이 9.46%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국 광둥성에서 첫 발병한 사스는 3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본격 확산돼 5월 초순에는 하루 2백명씩 감염자가 발생,절정을 이뤘다. 하지만 6월 들어 신규 감염자는 하루당 한자릿수로 떨어졌고 18일에는 3명에 그쳤다. WHO는 18일 "사스가 새롭게 대량 발생할 위험성은 확실하게 사라졌다"고 선언했다. 아·태지역 27개국 정부 및 관광업계 대표들도 사스가 진정됐다고 판단,이날 회담을 갖고 관광산업 회복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휴가 및 업무 목적의 여행재개 촉구 △역내국간 여행 촉진 등의 8개항에 합의했다. 사스는 일단 잡혔지만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은 인명 손실과 함께 경제적으로도 큰 피해를 입었다. 중국 베이징의 경우 관광산업 피해액이 올 상반기 중 1백60억위안(약 19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관영 신화통신이 추정했다. 또 사스가 중국 등지에서 풍토병으로 자리잡아 재발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WHO는 "앞으로 1년간은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최악의 고비를 넘긴 사스가 올 하반기 다시 창궐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줄리 거버딩 소장은 "사스 발병 건수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지만 북반구 지역에서 가을 이후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스 진단법을 빨리 개발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