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銀 매각' 확정] (남은 절차는) 합병협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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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합병 국면이다
작년 10월 정부가 매각 입찰을 실시한 뒤 결국 파업사태까지 몰고온 '조흥은행 매각 논란'은 형식상 종지부를 찍었다.
공자위가 신한지주에 대한 매각을 최종 결정함에 따라 이제 조흥 매각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신한지주는 정부와 조만간 인수계약을 맺고 구체적인 인수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신한지주가 추진할 신한은행과 조흥은행간 합병.신한지주는 은행 대형화의 물결을 타기 위해 조흥은행 인수를 추진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두 은행을 합병할 방침이다.
때문에 그동안 매각 저지를 위해 정부를 공격해왔던 조흥 노조의 타깃은 신한지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신한은행과의 합병 과정에서 얻어내야 하는 고용보장 등 실리는 신한지주에 요구할 사항이기 때문이다.
물론 신한+조흥간 합병협상에서 정부의 역할이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니다.
정부는 조흥은행을 일부 주식교환으로 팔면서 신한지주의 주식 13.7%를 가져 형식상 최대주주가 되기 때문이다.
또 조흥 파업사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하는 정부로선 두 은행간 합병 방식이나 조건에 중재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합병협상 이미 시작
이미 정부 주선으로 신한지주와 조흥은행 경영진간 합병협상은 시작됐다.
지난 18일 새벽 재정경제부 주선으로 신한금융지주의 최영휘 사장과 조흥은행 홍석주 행장이 첫 대면한 것이 그것.여기서 홍 행장은 '조흥은행 인수가 결정되면 즉시 신한은행과 합병하자'고 제안했다.
신한지주는 조흥을 인수하면 자회사로 두다가 2년 후 합병한다는 계획이다.
조흥은행이 신한은행과의 당장 합병을 주장한 것은 '고용보장'이란 실리를 얻기 위해 안전장치를 확보하자는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신한지주에 인수된 뒤 2년간 자회사로 있으면 마치 독립경영이 보장되는 듯 보이지만 실제는 신한은행에 일방적으로 흡수 합병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한지주 자회사로 있는 동안 조흥은행의 조직력 등 힘이 모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그나마 외형상 규모가 비슷하고 조흥은행 직원들의 결속력이 강할 때 합병을 해야 고용보장 등 실리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조흥은행은 또 합병은행장도 조흥은행측 인사가 맡고 통합은행 이름도 '조흥'브랜드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지주회사의 경영진도 신한과 조흥측이 절반씩 맡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신한지주가 이같은 요구에 대해 일단 난색을 표명했지만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절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파국을 치닫고 있는 조흥 노조의 파업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조를 설득할 만한 '카드'가 있어야 하고,그 카드는 합병 조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노조를 설득할 수 있는 고용보장 장치를 마련하는 쪽으로 양측간 합병협상이 타결되면 조흥 파업사태도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