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나 사업가나 머리 쓰기에 따라 업무 성과가 큰 차이를 보인다. 나이 때문에 머리가 녹슬었다거나 건망증 때문에 허둥대는 사람들도 많다. 유쾌한 뇌 이야기 '해마'(이케가야 유지 외 지음, 박선무 외 옮김, 은행나무, 8천9백원)를 읽고 뇌의 비밀을 알게 되면 '나이가 들수록 머리는 더 좋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일본에서 장기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모은 이 책은 두뇌와 의학을 접목시켜 현명하고 풍요로운 인생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해마란 뇌 속에서 정보 선별과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바닷속의 동물 해마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름 1cm에 길이 5cm. 기억의 제조공장이라고도 불리는 이것이 클수록 영리하다고 한다. 저자 두 사람은 도쿄대 약학교수와 저술자 겸 게임 제작자. 이들은 해마를 통해 잠자는 뇌를 깨우라고 거듭 강조한다. 체험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 등 '경험 메모리'가 늘어나면 해마가 발달하고 기억력과 판단력이 좋아진다는 것. 다양한 경험을 할수록 해마가 커지기 때문에 '귀한 자식에게 여행을 많이 시켜라' '실패와 실연이 사람을 똑똑하게 만든다'는 얘기가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인간의 뇌는 20대까지 두뇌 재편성을 위해 유연하게 움직이다가 서른 살이 지나면 숙성된 와인처럼 안정돼 간다고 한다. 이미 구축된 두뇌의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엮으며 예전에 학습하거나 겪은 것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서른 살이 지나야 머리가 좋아진다'고 말한다. 또 '야한 발상을 하면 더 잘 외워진다' '인삼과 은행이 머리를 좋게 만든다' '해마의 신경세포를 증가시키면 예뻐진다'는 것도 흥미로운 분석이다. 그러나 감기약과 비염ㆍ설사약은 머리를 나쁘게 만든다고 귀띔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