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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코너] 日 고리대금업의 '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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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에서 청소 일로 살아오던 한 노인이 최근 달리는 열차에 몸을 던졌다. 69세의 아내와 81세의 손위 처남까지 같이 뛰어든 동반자살이었다. 수사에 나선 일본경찰은 이들이 죽음을 결심하게 만든 원인은 불ㆍ탈법 고리대금업자들이었음을 밝혀냈다. 동반자살은 생활고에 허덕인 아내가 고리대금업자들로부터 지난 4월 초 1만5천엔을 빌려 쓴 것이 화근이 됐다. 고리의 돈을 빌린 후 노부부는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었다. 법정 한도는 연 29.2%였지만 조직폭력배가 뒤에 버티고 선 업자들에게 법률은 잠꼬대나 마찬가지였다. 갈취는 이들의 죽음 직전까지 계속됐다. 두달 동안 뜯긴 돈이 10만엔을 넘었어도 업자들은 '돈을 더 안주면 죽여 버리겠다'며 밤마다 전화벨을 울려댔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죄없는 친척과 이웃들에게도 대신 물어내라고 닦달했다. 경찰을 찾아간 아내가 눈물로 호소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경찰이 전화하면 업자들은 "다 받았다. 노인이 잘못 계산한 것이다"고 둘러댔고, 경찰은 이 말을 그대로 믿었다. 악덕 고리대금업자들의 마수를 벗어나기 위해 철길로 뛰어든 노인들의 사연은, 오늘의 일본이 앓고 있는 또 하나의 병리현상을 비춰준 거울이다. 폭력단의 비호를 받고 있는 악덕 고리대금업자들은 경찰의 단속과 법망을 비웃으며 사회ㆍ경제적 약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이들에 의한 피해자가 연간 1백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등록 대금업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백만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 정도 처벌로 독버섯이 뿌리뽑히겠느냐는 것이 언론의 시각이다. 돈을 갚지 못한 책임은 1차적으로 채무자 자신에게 있다. 그러나 민생을 괴롭히는 독버섯들이 이렇듯 활개치도록 손 놓고 있는 일본정부의 무관심과 무능이 다시 한번 확인된다. 노부부의 죽음은 4백39조원대의 가계부채와 수많은 신용불량자를 안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불ㆍ탈법 고리대금의 횡포와 그로 인한 사회 문제가 한국에도 언제든 닥칠 수 있음을 알리는 조기경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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