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KT가 20일 전략적 제휴를 맺음에 따라 LG전자와 SK텔레콤에 비상이 걸렸다. LG전자와 SK텔레콤은 삼성과 KT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래 성장산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상대적으로 입지가 축소될 것을 우려,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이 통신시장의 절대 강자인 KT와 협력을 강화할 경우 디지털 융합(컨버전스)과 관련한 시장,차세대 성장산업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마케팅 능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로선 KT나 KTF의 통신장비 입찰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LG전자는 KT측에 장비 납품시 어떠한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콤이나 LG텔레콤 같은 그룹계열 통신회사가 있지만 아직 LG전자의 경쟁력 강화에는 큰 도움이 안된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SK텔레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 KT의 완전민영화를 위한 주식 매각 때 SK텔레콤은 10%가 넘는 KT지분을 사들였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됐고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아가면서까지 삼성의 KT지배를 막았다. 그런데 이제와서 두 회사가 가까워지면 이런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삼성의 KT 지분문제에 대한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지만 장기적으로 협력관계가 유지되면 점차 지분투자 문제가 거론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KT의 지배구조상 삼성이 5%대의 지분만 확보해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이 삼성전자 외에 다른 국내 정보기술(IT)업체와 협력하거나 외국기업과 제휴를 맺는 방안을 추진해볼 수 있지만 삼성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작다"고 덧붙였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