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노조가 20일 전산센터에 남아있던 직원 28명을 추가로 철수시켜 한때 전산망이 가동 중단될 위기를 맞는 등 지난 18일 시작된 파업사태의 파장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조흥은행은 이날 한때 주말 이틀동안 전산망을 가동 중단키로 하고 대고객 통지문까지 작성했다가 추가 전산요원을 투입, 전산 마비 위기를 넘겼다. 조흥은행은 그러나 확보한 인원 수와 정규 직원인지 외부 인력인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전산망 가동중단이 조만간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는 지난 1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매각 승인 결정에 항의해 서울 역삼동 중앙전산센터에 남아 있던 인력 1백여명중 28명을 이날 철수시켰다. 이에 따라 전산센터엔 평소 인원의 20% 수준인 70여명만이 근무, 조흥은행의 전산망 가동에 일부 장애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조흥은행의 인터넷뱅킹과 폰뱅킹 등 개인 고객의 거래는 이뤄졌지만 외환 여신 등과 관련된 내부관리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때문에 은행측은 갑작스런 전산 마비를 막기 위해 21∼22일중 전산가동을 중단하고 장애요인을 처리하는 것을 적극 검토했다고 밝혔다. 금융계 관계자는 "파업사태가 계속 될 경우 조흥은행 전산망 마비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 경우 금융 공동전산망의 특성상 다른 은행의 전산망에서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이날 전국 4백76개 소매점포중 52%에 달하는 2백49개 점포가 문을 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나마 문을 연 2백27개 점포에서도 3∼4명의 직원밖에 근무하지 못해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이용득 금융산업노조 위원장, 최영휘 신한금융지주회사 사장,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은 지난 19일 심야에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첫 공식협상을 벌였으나 조흥과 신한은행간 합병시기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 부총리는 "결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요청이 올 경우 다시 협의할 수 있다"고 말해 협상이 계속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차병석ㆍ조재길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