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이 금융권에서 20년 이상 장기로 빌릴 수 있는 '주택대출자금'이 내년부터 최대 1백조원까지 새로 조성된다. 이 돈은 주택 구입용뿐만 아니라 기존 2~3년짜리 주택담보 대출금의 장기 전환용으로 대출된다. 또 집을 담보로 대출받는 가계자금과 학자금 대출 재원으로도 활용된다. 이같은 내용은 22일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제정안에서 밝혀졌다. 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월 설립되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칭)의 자본금 규모를 당초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기로 하는 한편 주택저당채권(MBS) 발행한도도 자본금의 50배로 확대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과다한 가계대출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서민ㆍ중산층의 내집 마련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자본금과 MBS 발행한도를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서민ㆍ중산층 생활안정 대책'을 마련하면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자본금을 1조원으로 하고 MBS 발행 및 지급보증 한도를 30배까지만 허용키로 했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장기주택자금 대출 재원이 최대 1백조원(자본금 2조원의 50배)까지 늘어나게 됐다. 제정안은 또 현재 '주택 구입 용도의 주택담보대출'로 한정돼 있는 MBS 유동화 대상을 내년부터 '전체 주택담보대출'로 확대, 금융회사들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일반 가계자금 대출까지 유동화가 가능토록 했다. 따라서 집을 가진 사람의 경우 20∼30년 안팎의 장기 가계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초 이같은 내용의 법률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오는 8월 이전에 국회에 제출해 본회의를 통과하는 대로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