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목포 학원에 간 딸을 기다리던 정모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건 남자는 "딸이 죽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현금 7천만원을 준비하라"는 말만 남기고 끊었다. 다급해진 정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과 함께 납치범을 만나러 약속 장소로 갔다. 그 곳에서 정씨는 납치범을 붙들고 딸에게 도망가라고 외쳤다. 잠복해 있던 경찰이 나타났지만 납치범들은 도주했고 정씨는 납치범의 칼에 난도질을 당했다. 강남 여대생 납치 살해사건,6인조 전문 납치 조직 사건,남양주 초등학생 납치 사건 등 최근에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납치 사건들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MBC PD수첩은 최근의 납치사건을 통해 경찰 수사의 한계가 무엇인지 짚어 보는 '공공의 적,납치'를 24일 오후 11시5분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경찰 수사 시스템의 대안을 모색해보고 납치라는 범죄가 단순히 피해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관계되는 심각한 사회 문제임을 상기시킨다. 또 미국의 '앰버 경고 시스템(AMBER Alert System)'이라는 일종의 공개수배 제도를 소개한다. 납치 사건은 일반 강력사건과 다르다. 수사팀은 납치된 사람의 가족들을 중재,관리해야 하며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한 현직 경찰은 "납치사건에 관한 전문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다"고 토로한다.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납치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때가 적지않다는 설명이다. 제작진은 지난 4일 인천 연수동에서 초등학생을 납치,3억원의 몸값을 요구하며 36시간 동안 감금하다 몸값을 받고 달아난 납치범을 17일 공개 수배했다. 경찰은 방송을 본 사람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범인의 윤곽을 잡아나가고 있다. 범인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의 모습도 공개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