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파업, 외국인 등 떠민다 .. 외국인 18일만에 순매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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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가 18일만에 한국시장에서 주식을 순매도했다.
23일 종합주가지수도 하락하면서 이틀째 내림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자체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계속 사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향후 장세를 전망하는 데는 상당히 부담스러워한다.
이들은 가장 큰 변수로 줄잇는 파업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또 개인과 기관이 시장을 외면하는 것도 외국인입장에선 곤혹스럽다는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내부 변수가 외국인의 발길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근모 부사장은 "외국인 매수 규모를 감안할 때 기관이나 개인이 시장에 들어올 법도 한데 그런 현상이 보이지 않는다는데 외국인이 당황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모르는 내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주식을 계속 사도록 하기 위해선 국내 투자자를 증시로 이끄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이 부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특히 파업이 줄을 이을 예정이어서 앞으로 10여일이 증시의 향방을 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세상승 길목의 3대 변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연쇄파업의 우려가 높아진다는 점을 들고 있다.
조흥은행 파업은 일단락됐지만 파업이 대기 중인 분야가 적지 않다.
지하철 철도 택시 버스 등 공공부문은 물론 금속연맹 화학섬유연맹소속 기업의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쌍용자동차 등도 파업결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 부사장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할 때부터 외국인은 친노동자적 색채에 대해 우려해왔다"며 "연이은 파업의 와중에 정부가 법과 원칙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인다면 한국시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개인과 기관의 외면현상도 대세상승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연쇄파업이나 경기침체 카드채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방향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이 안심하고 시장에 들어와야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홀로 매수를 하고 있는 외국인이 지치지 않도록 국내 투자가들이 도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세번째 변수는 미국의 유동성장세가 지속되느냐 여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24일(현지시간) 금리 인하여부를 결정한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오현석 연구위원은 "금리를 25베이시스포인트(bp) 정도 내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결국 금리 인하 후에도 유동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느냐 여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조정 폭은 어느 정도일까
외국인보다는 기관이나 개인에게 달려 있다.
외국인은 이미 연간 기준으로 순매수로 돌아선 상태다.
삼성전자 등 블루칩을 대량으로 매입해 더 살 종목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증권 오 연구위원은 "미국시장에서도 기술주 주가에 대해 부담스러운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며 "외국인이 나홀로 매수를 언제까지 할 수 없는 만큼 기관이나 개인이 나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 부사장은 "지금은 외국인이 아니라 국내투자가를 안심시키고 증시로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700선 근처에서 손바뀜이 일어나지 못한다면 외국인의 실망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