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정홍식 전 정보통신부 차관(58)을 통신사업 총괄 사장으로 영입했다. 정 신임 사장은 앞으로 LG텔레콤과 데이콤,파워콤 등 통신부문 자회사에 대한 출자관리와 자회사간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LG는 설명했다. LG가 정보통신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해온 전문가를 총괄 사장으로 영입한 것은 통신사업의 밑그림을 새롭게 그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LG의 고위 관계자는 "LG그룹이 '통신 3강'의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기대에 못미쳤던 게 사실"이라며 "정보통신 전문가인 정 사장을 정점으로 관련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통신 자회사간 시너지 효과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말 데이콤을 통해 국내 2대 기간통신망을 갖춘 파워콤을 인수,통신사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파워콤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과 가입자 기반을 갖춘 두루넷 인수 실패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 16%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하나로통신도 경영난에 빠진 데다 외국투자자에게 제1대 주주 자리를 내주는 외자유치를 추진 중이어서 LG의 지배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LG는 이같이 어려운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관련 분야의 경영을 총괄할 사령탑을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LG 관계자는 통신 관련 자회사의 최고경영자 역할에 대해선 "정 사장은 박운서 데이콤 회장,남용 LG텔레콤 사장 등과 함께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박 회장이 LG그룹 내에서 통신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해온 만큼 정 사장의 영입으로 그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정 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10회)를 거쳐 국무총리실,대통령 경제비서실,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차관 등을 지냈다. 정구학.장규호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