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범죄자인도협정 및 사법(司法)협력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테러와의 전쟁중 안보를 강화하려는 목적의 이들 협정은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전쟁 기간에 손상된 미국-EU 관계 개선의 시작을 의미한다. EU의 한 외교관은 "범죄자인도협정 및 사법협력협정은 친선조약 이상의 의미를지닌다"며 "미국과 유럽이 몇몇 사안에 대해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EU 회원국들은 자국민이 사형에 처하지 EU 집행위원회 로마노 프로디 위원장, 않는다는 보장을 전제로 범죄자인도협정에 동의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와 코스타스 시미티스 그리스 총리 등으로 구성된 정상회담 대표단은 또 미국 세관요원이유럽의 주요 항구에서 미국행 컨테이너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컨테이너보안조약도 체결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 당국에 항공기 탑승자 명단을 조사할 권리를 부여하는 제안도 이번 정상회담 기간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미국-EU 정상회담은 EU가 지난 주 사상 처음으로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정책을 확정짓고 유럽의 전략적 이해에 부합하는 안보원칙을 설정한 뒤 갖는 대화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성격이 다르다. EU의 다른 한 외교관은 "미국은 그동안 유럽이 WMD 위협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최근 확정된 유럽의 WMD 정책 및 안보원칙은 유럽이 생화학 무기를 포함한 WMD의 확산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EU가 몇몇 사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같이하지만 EU의 유전자변형(GM) 식품 금지에 대한 미국의 반발, 아프가니스탄전쟁 당시 붙잡혀 쿠바 관타나모베이 기지에 수감중인 탈레반 포로의 인권 문제 등은 여전히 양자 관계를 가로막는장애물이 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