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대규모 인출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흥은행에 유동성조절 대출 3조원을 추가 지원했다.

유동성조절 대출을 받은 조흥은행은 이 자금을 갚을 때까지 대출ㆍ투자금이 현 수준에서 동결돼 기존 대출ㆍ투자금을 회수하지 않고선 신규 대출이나 투자를 할 수 없게 된다.

조흥은행 고위 관계자는 23일 "파업은 끝났지만 6조원가량 자금이 모자라고 지난 금요일 교환신청이 들어온 자기앞수표 결제가 오늘 한꺼번에 집중돼 한은에 3조원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조흥은행이 담보로 제시한 어음(조흥은행이 기업에 대출해 주고 받은 우량어음)에 대한 적격심사 결과 담보가액이 대출금의 1백5%(3조1천5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돼 3조원을 1개월 동안 연 3.75%의 금리로 지원했다.

이로써 조흥은행은 지난 20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으로 한은에서 지원받은 2조원을 포함, 모두 5조원을 확보했고 나머지 부족 자금은 콜 차입을 통해 메웠다.

한은이 금융회사에 유동성조절 대출을 해준 것은 2000년 말 제주ㆍ평화은행(2천7백억원) 이후 2년6개월 만이다.

한은의 유동성조절대출 한도는 현재 3조원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