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6개월을 끌어온 포스코와 현대자동차간 '핫코일(열연강판) 분쟁'이 타결됐다. 두 회사는 포스코가 하반기부터 현대하이스코에 일반냉연용 핫코일을 공급하고 현대차는 포스코로부터 자동차용 철강재 구매를 확대키로 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키로 합의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로써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개입,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달았던 두 기업간 '철강 전쟁'은 일단락됐다. 김원갑 현대하이스코 사장과 유경렬 포스코 전무가 각각 협상대표로 참여한 자리에서 양측은 △현대차가 포스코를 주공급자로 인식해 자동차용 철강재 구매를 늘리고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포스코 기술연구소간 연구개발(R&D) 교류를 확대키로 합의했다. 포스코가 하이스코에 공급하는 핫코일 규모는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키로 했다. 포스코가 현대차 중국공장과 미국공장에 철강재를 공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는 현대자동차라는 국내 최대의 냉연판매 루트를 확보하는 대신 현대차로서는 계열사인 하이스코가 철강 기초소재인 핫코일을 공급받는 '윈-윈(win-win)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포스코로서는 다른 거래선에 대한 공급 물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이스코에 대한 핫코일 공급물량은 연차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자동차 강판사업을 집중 육성키로 한 포스코와 안정적인 원자재의 조달처 확보가 시급한 현대차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계열사인 하이스코가 현대ㆍ기아차의 자동차용 냉연강판의 수요를 맞추기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2월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취임하면서 "수요업체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전향적인 해결의지를 밝힌 점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일훈ㆍ이심기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