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해 실적이 악화된 다른 시중은행들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24일 "경기 침체와 카드 부실 등으로 올해 경영 환경이급격히 악화돼 임금을 동결하기로 하고 은행연합회가 산별 대표로 벌이고 있는 공동임단협에서 이 같은 의사를 개진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상 임단협에서는 협상 초기 카드로 사측이 '동결'을 들고 나와노조와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임금 인상률이 결정되곤 했으나 올해의 경우는 협상 전략 차원이 아니라 경영 상태를 감안한 은행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선도 은행인 국민은행이 임금 동결 방침을 정함으로써 올해 실적이 악화된다른 시중은행들의 임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임금 협상은 산별 교섭인 데다 은행연합회는 임금 인상 가이드라인으로 '기본 인상률±α'를 제시할 방침이어서 기본 인상률이 높게 나올 경우 동결을관철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작년 수준(6.5%)의 임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고실적이 개선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소폭 인상을 생각하고 있으나 상반기 실적을보아 가며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은행연합회와 금융노조가 각각 노사 대표권을 위임받아 벌이고 있는 첫 산별 교섭인 올해 임단협에서 금융노조는 12.4%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은행권은 '동결'을 제시했다. 금융계는 작년에 은행권이 대폭 개선된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임금을 많이 올린데다 올해에는 경기 침체와 카드 부실 등으로 실적이 악화된 만큼 6% 이하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31개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와 금융노조는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3차에 걸쳐 임단협을 진행했으나 의견이 팽팽히 맞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최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