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토요일 오후 3시 청계산 입구에 여성벤처협회 회원 10여명이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기산행을 위해 모였다. 이날은 이영남 회장(이지디지털 대표·47)을 비롯 산악대장인 이선용 해심원 대표,최영선 애드온 대표,이수복 에스오엔 대표 등이 참석했다. "청계산은 2시간30분 정도면 정상인 매봉까지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평탄한 산보다는 바위도 있고 경사도 심한 산을 좋아합니다." 이 회장은 산을 좋아한다. 그래서 자주 시간을 내서 산에 오른다. 그러나 전문산악인 수준은 아니고 그저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 그는 우연하게 산을 좋아하게 됐다. 1년여 전에 비즈니스 파트너인 기업인 4명과 북한산 등산을 가게 됐다. 북한산을 동네 뒷산쯤으로 여긴 그는 청바지 차림으로 산에 올랐다. 동반한 기업인들은 벤처기업 여사장 체력을 모처럼 테스트할 기회라며 북한산을 쉬지 않고 올라갔다. 마침 날씨도 나빴다. 안개가 자욱해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초보인 이 회장에게는 힘든 산행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북한상 정상에 오르자마자 이 회장을 데리고 능선을 탔다. 산행에 걸린 시간은 총 5시간.첫 등반에 나선 이 회장에게는 다소 무리였다. 그러나 이 회장은 여기서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산에 올랐다. 힘든 내색조차 하지 않았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산에 오르다보니 오기가 생기더군요. 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끝까지 버텼죠." 이 회장은 "그 때부터 정상에 오르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산의 묘미에 빠졌다"며 "벤처기업과 등산의 공통점이 도전이란 점이 더욱 매력적이어서 한 달에 평균 두세 번 산에 오른다"고 말했다. 그가 산에서 얻는 특별한 게 있다. '기(氣)'다. 그는 "산에 오르면 산의 정기가 몸 안에 들어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주일에 2∼3번 헬스장에서 몸을 단련한다. 조찬 모임이나 회의가 없는 날은 서울 강남의 헬스장을 찾는다. 아침 6∼8시까지 체조 달리기 등으로 몸을 가꾸고 한 달에 4번 정도는 골프장을 찾는다. 단단한 몸에서 당당하고 활기찬 최고경영자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또 오르막이 나옵니다." 그는 "기업인들은 지금의 어려운 경제상황이 곧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