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5:56
수정2006.04.03 15:58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남자들의 고민 가운데 하나는 바로 소변을 시원하게 못보는 것이다.
소변이 잘 안나오면 정력이 떨어진게 아닌가 일단 의심하게 된다.
특히 한밤중 소변 때문에 서너번 잠에서 깨 화장실을 갈 때면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잠을 제대로 못자면 성격이 신경질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장시간 차를 탔을 때 오랫동안 소변을 참았다가 요로가 막혀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도 있다.
그 원인은 바로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것이다.
50~60대 남성의 절반이 고통받고 있을 만큼 흔한게 전립선 비대증이다.
가볍게 생각하고 치료를 소홀히 하면 병이 악화돼 여생을 힘들게 보낼 수도 있다.
성생활에도 문제가 생긴다.
정액의 일부분을 생산하고, 사정 직전 전립선 내 요도에 정액이 가득 찰 때 극치감을 주는 전립선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립선 비대증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알아본다.
[ 도움말 = 고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김제종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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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립선은 큰 게 탈 =전립선은 남성의 신체에만 있는 장기로 방광 쪽에 위치해 배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말 그대로 전립선이 정상보다 커지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전립선은 15∼20g인데 비해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경우 1백g 이상까지 이른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기본 증세로는 잔뇨감과 소변이 방울방울 나오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배뇨 장애다.
잔뇨는 세균을 번식시켜 요도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방광의 기능을 떨어뜨려 오줌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요폐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 가운데 전립선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 전립선 비대 환자 늘어난다 =전립선 비대증은 노년의 삶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서구에서는 전립선 비대증이 일반적인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노령 인구의 증가에 따라 전립선 비대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서구식 식생활, 환경 오염, 스트레스, 잘못된 성생활 등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나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다만 내분비 기능이 떨어지는 40대 후반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할 때 남성 호르몬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채식보다는 육식이나 우유 섭취가 많은 남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당뇨병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자에게서 빈도가 높다.
◆ 어떻게 진단하나 =의사가 환자의 항문에 직접 손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 전립선 상태를 검사하는 수지검사가 있다.
또 직장내에 초음파를 발생하는 막대기를 삽입해 영상을 얻는 직장 초음파 검사가 있다.
초음파 검사는 전립선의 크기를 측정할 수가 있고 전립선 조직 검사를 병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지검사로 전립선을 만졌을 때 돌출되고 딱딱하게 만져지는 경우는 암을 의심해야 한다.
◆ 치료방법 다양하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는 약물과 수술요법이 있으며 최근 환자의 고통을 덜고 부작용을 줄여주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40대 이후 배뇨가 어려울 경우 전립선 비대증일 수 있으므로 우선 전문의를 찾는 게 중요하다.
의사는 전립선과 방광의 상태, 증상 정도, 나이 등에 따라 가장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보통 치료 효과가 좋고 안전성이 보장된 약물 요법을 일차적으로 시행한다.
약물 치료는 증상은 심하지만 수술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환자, 일시적으로 소변을 보지 못할 때 실시한다.
하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약물 요법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전립선 수술을 해야 한다.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이 커져 요도를 눌러 배뇨를 곤란하게 하는 질환이므로 커진 전립선을 제거하는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을 해야 한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10∼15%는 방광근 자체에 문제가 있어 수술을 하더라도 약물 요법을 병행해야 할 경우가 많다.
전립선의 특징으로 인해 수술 후 전립선이 다시 자라나 몇년 뒤 재수술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수술은 내시경 수술이 일반적이다.
내시경을 통해 전립선을 절제하는 것으로 고주파 전류나 레이저 등을 이용한다.
그 효과와 안전성이 오랜 연구를 통해 확인된 수술이다.
그러나 전립선이 매우 커 내시경 수술이 곤란하거나 동반 질환이 있으면 개복 수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수술에 대한 부담과 수술 후의 합병증 우려 등으로 인해 초음파, 전립선 약물 주입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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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립선 비대증 증상 >
. 1단계
빈뇨-소변이 자주 마렵다.
지연뇨-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온다.
세뇨-소변줄기가 가늘고, 중간에 끊기고, 배뇨가 길다.
. 2단계
잔뇨감이 있고 심할 경우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지거나 소변이 안나온다.
. 3단계
잔뇨량이 늘어나고 신장으로 역류하기도 한다.
< 효과적인 자기관리지침 >
섭씨 40~42도의 온수로 아침 저녁에 3~4분간 좌욕을 한다.
과음이나 감기약은 피한다.
바둑 장기 등을 두면서 오랜 시간 앉아 있어야 할 경우나 장거리 운전 및 비행을 할 경우 수시로 맨손 체조를 한다.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으며 승마도 피한다.
야간 빈뇨가 심하면 저녁식사 후 수분 섭취를 최소로 줄인다.
적당한 운동, 채식 및 체중조절은 기본이며 기름진 음식은 절제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