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오다 일죽 인터체인지에서 국도로 바꿔 경기 이천쪽으로 17km 정도 달리면 오른편에 '엠젠바이오 생명과학연구소'라는 표지판이 있다. 최근 화제가 된 형질전환 복제돼지 '형광이' 자매가 태어난 곳이다. 대지 1천3백평,건평 1백40평 규모의 연구소에는 대리모 돼지 사육실,분만실,수술실,수정란 이식실 등이 들어서있다. "현재 형질전환 복제돼지의 젖에서 2∼3가지 치료용 단백질을 생산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천 연구소에서 만난 엠젠바이오 박광욱 대표(36)는 "돼지복제 분야에선 영국의 PPL,미국의 젠자임 등과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앞으로 1∼2년 안에 치료용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형광이 자매는 체세포에 해파리에서 추출한 GFP라는 형광유전자를 넣은 후 체세포 복제를 통해 만들어졌다. 형광이의 출산은 돼지몸의 특정 부위에만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도록 조절했다는 점에서 기존 실험보다 한걸음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균에 약한 돼지를 보호하기 위해 연구소에 들어갈 때 누구든지 물로 샤워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연구원들의 경우 하루에 4∼5번씩 샤워를 하는 게 보통입니다." 박 대표는 "형광이 자매는 현재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조만간 5마리 정도의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추가로 출산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미주리대에서 박사후과정을 밟던 지난 2001년 녹색 형광을 내는 해파리유전자(GFP)를 돼지의 체세포에 넣은 뒤 복제를 시도해 노란색 돼지를 만들었다. 이어 돼지 태아 세포에서 초급성 면역 거부반응 원인 유전자를 제거한 뒤 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하고 이 내용을 지난해 1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박 대표는 "노란색 돼지의 경우 6마리의 새끼돼지를 출산할 정도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형질전환 복제돼지 생산에는 형질전환된 체세포를 골라내는 기술 등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엠젠바이오의 목표는 이식용 돼지장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식용 돼지장기 생산을 위해선 1∼2개 정도의 면역 거부반응 유전자를 추가로 제거해야 한다"며 "앞으로 10년 뒤 돼지장기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