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5:56
수정2006.04.03 15:58
삼성전자가 핵심 반도체 생산라인 장비인 화학기상증착장비(CVD)를 개발함에 따라 생산장비 업종의 중소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할 때 납품가격 인하와 주문량 감소 같은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CVD는 반도체웨이퍼 표면에 화학물질로 얇은 막을 형성시키는 전(前)공정 장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측에 CVD를 납품하는 아토,선익시스템,아펙스 같은 장비업체들은 공급계약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자세를 취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CVD 개발 사실을 밝히면서도 CVD 사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아토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CVD는 아토의 주력제품이 아닌 다른 기술방식의 CVD로 알고 있다"며 "적용되는 방식이 틀리기 때문에 아토 수주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번 개발을 계기로 쉽게 다른 공정의 CVD로 제품군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토는 올 상반기 삼성전자에 신형 CVD 두대를 공급해 1백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선익시스템과 아펙스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대한 CVD 공급 규모가 미미한 편이기 때문에 삼성의 다른 장비 개발 여부에 더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웨이퍼 표면을 깎는 장비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의 대표적 CVD 공급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001년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CVD 수입물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