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더 심각한게 내수경기다. 백화점 할인점 재래시장 등 내수경기의 현장은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게 유통 관계자들의 얘기다. 백화점과 할인점의 이달 매출은 월드컵 열기로 판매가 극히 부진했던 작년 6월보다 더 나쁘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의 이달 1~20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6% 감소했다. A백화점 관계자는 "작년보다 보름이나 앞당겨 명품 세일을 시작하는 등 분위기를 띄워도 전체 매출이 오히려 줄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방 점포들 중엔 매출이 10% 이상 빠진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매출이 지난해보다 늘어나긴 어렵다고 보고 당초 목표를 재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등 할인점들도 이달 매출이 전년보다 1.8∼5% 정도 빠져 서민들의 소비심리가 호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양판점 패션몰 재래시장 등도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자양판점 하이마트는 이달 매출이 지난해 6월에 비해 3∼5% 감소했다. 에어컨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기 때문이다. 전자랜드21도 마찬가지. 신규 점포가 많아 총매출은 조금 늘었지만 점포당 매출은 작년보다 평균 20% 줄었다. 동대문과 명동의 패션몰들도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재래시장도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남대문 도매시장은 예년 이맘때 회현역 일대에 지방상인들의 전세버스가 길게 늘어섰으나 요즘엔 하루 10대 안팎에 불과하다. 한 아동복 상인은 "연초에 비해 나아진 것이 전혀 없다"고 잘라말했다. 류시훈ㆍ송형석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