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매각에 이어 우리금융지주회사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해외 투자자 1~2곳과 정부의 접촉설이 돌고 있어 의외로 민영화가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올해말까지 우리금융 보유 지분을 87.5%에서 50% 밑으로 떨어뜨린다는 목표 아래 전략적 투자자에 대한 지분매각(경영권 포함) 9월께 해외증시 상장후 공모매각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블록세일 등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정부 지분을 줄이고 공자금 회수를 서두르겠다는 얘기다. ◆ '해외 1∼2곳 관심 표명'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3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우리금융 지분은 해외주식 예탁증서(DR) 발행 등을 통해 부분 매각하되 전략적 매수자가 나타나고 조건이 맞으면 지분의 상당부분을 팔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경부 실무자들은 "살 곳이 있으면 팔겠다는 원론적인 얘기일 뿐 특정 대상을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다"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해외 투자자중 1∼2개사가 우리금융을 포함,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의사를 전해 왔다"고 귀띔했다. 김 부총리의 발언이 정부 상층부에서 오가는 협상 내용의 일단을 내비친 것이란 뜻이다. ◆ 하반기중 15% 해외 상장계획 그러나 정부는 경영권을 포함한 우리금융 지분매각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전체 발행주식(7억7천5백50만주)의 30%(2억3천2백50만주)는 인수해야 한다. 우리금융 주가가 24일 현재 6천2백40원임을 감안하면 지분 매입대금이 1조4천5백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가 더 붙어 인수대금은 1조7천4백억원을 웃돌게 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하반기중 해외상장을 우선 성사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상장 주간사로 미국 리먼브러더스와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9월께 해외증시 상장후 공모를 통해 15%(약 7천2백48억원) 정도를 매각할 계획이지만 국내외 시장상황에 따라 상장시기와 매각규모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금융에 출자ㆍ출연, 부실채권 매입 등을 통해 총 18조2천9백57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32%(5조8천4백31억원)만 회수한 상태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