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4년 설립된 신영은 국내 부동산업계에서 디벨로퍼(Developer)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잇단 분양성공신화를 만들어온 업체다. 디벨로퍼는 부지매입에서 상품기획 설계,판매,사후관리를 총괄적으로 담당하는 부동산개발업자를 가리키는 말로 신영이 물꼬를 튼 후 타 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신영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자체개발사업과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분양대행 등 2백여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지난 97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분양한 '시그마Ⅱ 오피스텔'은 신영이 디벨로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고압선과 도시고속화도로가 지나간다는 이유로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던 구미동에 8층짜리 4개동의 오피스텔을 건립한 것.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추진한 신영은 순식간에 분양을 끝내 디벨로퍼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2년 뒤인 지난 99년에 분양한 정자동 '로얄팰리스'는 '신영=로얄팰리스'라는 브랜드를 창출했을 뿐 아니라 국내 선도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 당시 신영은 '10년만에 분당에 새 아파트가 나온다'는 컨셉트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여기에 분당 최초의 초고층 고품격 주상복합아파트로 차별화에 나서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칠 수 있었다. 이후 분당 수내동 '로얄팰리스 하우스빌',서울 양재동 '체르니',용인 '죽전 프로방스',서울 공덕동 '웨일즈',광주 '오포 프로방스' 등으로 이어진 성공신화로 웬만한 시공사를 능가하는 디벨로퍼로서의 위상을 쌓아갔다. 신영이 이처럼 승승장구할 수 있는 비결은 시장과 소비자의 새로운 욕구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마케팅전략 덕분이다. 신영의 정춘보 사장은 평소 '남다른 생각으로 부동산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고객만족의 최대사명'이라고 강조해왔다. 지난해 10월 '서비스드 아파트'시장에 진출해 광화문 수송동의 '로얄팰리스 스위트'를 성공시키고 지난 5월에는 수원내 최고층 대단지주상복합아파트인 '수원 로얄팰리스'의 계약률이 초기에 1백%를 돌파한 것도 이같은 전략적 사고 덕분이다. 또 개발사업에 앞서 국내 최초로 빌딩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개발,전국 주요 업무용 빌딩의 자료를 한데 모아 이를 임대차 업무에 활용하는 등 비건설분야에서도 한발앞서가는 전략을 보이고있다. 올해 신영은 지금까지 진행해온 부동산개발,마케팅,컨설팅 강화와 함께 신규사업 진출에도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금 중시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0개 프로젝트와 5천억원 규모의 수주목표를 세워둔 신영의 올 매출목표는 지난해의 2천1백억원보다 1백50%가량 증가한 3천5백원이다. 신영측은 상반기의 분양계약기조를 유지할 경우 올해 매출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