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는 영적인 CEO 경영마인드 갖춰야"..안경렬 중서울 교구장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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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들은 공동체를 이끌어 갈 영적인 CEO여야 하며 이를 위한 경영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각 성당은 적게는 3천명에서 많게는 1만명이 넘는 공동체이기 때문이지요."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중서울 지역 담당 교구장 대리인 안경렬 몬시뇰(66)은 이렇게 주장한다.
그가 27일 서울 중림동 성당에서 관할 사제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현대 경영과 사목'이라는 주제로 강연 및 워크숍을 여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몬시뇰은 '나의 주인'이라는 뜻으로 주교품을 받지 않았지만 덕이 높은 성직자에게 교황이 주는 칭호.안 몬시뇰은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를 대신해 성동구와 동대문구를 제외한 서울 강북 지역 75개 성당 1백25명의 사제를 관할하는 교구장 대리를 맡고 있다.
"목자들은 세상의 온갖 갈등과 함께 교회 안의 문제와 마찰을 지혜롭게 풀어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하느님의 지혜를 청할 뿐만 아니라 세상의 지식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해요.
경제적 마인드,현대의 경영학이 발전시켜온 물적·인적 경영의 노하우를 가톨릭과 접목하자는 것이지요."
실제로 서울대교구 각 성당의 규모와 조직은 전통적인 틀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1개 성당의 연간 예산이 대체로 4억∼5억원,때로는 10억원을 넘어서고 교회 내 각종 하위조직들이 30∼40개에 이른다.
신자수가 5천명 이상인 성당의 경우 중간 간부만 1백∼3백명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안 몬시뇰이 '사목 경영'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강연 및 워크숍에는 서울대 신유근 교수(경영학)가 초청돼 조직구성원에 대한 경영자의 신뢰를 통한 열린 경영,인본주의적 경영방식을 지향하는 인간존중 경영의 주요 내용을 설명한다.
이어 참석한 신부들을 10개 팀으로 나눠 사목경영을 위한 과제를 토의할 예정.인간존중 경영이 지향하는 자발적 학습과 공정한 인사평가,쌍방향 의사소통,집단적 의사결정,분권적 조직 등의 실천과제를 성당 운영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자리다.
안 몬시뇰은 "지금 가톨릭 교회는 너무 가라앉아 있어서 뭔가 신나는 공동체,살아 움직이는 공동체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