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은 하반기 경기가 하락세를 타거나 저점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성장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두는 내실위주의 경영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5일 발표한 '국내기업의 하반기 경영여건 전망 및 대응전략'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경기가 '완만 또는 급속한 하락세'(47.8%)를 타거나 '저점에서 횡보'(33.9%)할 것이라고 예측한 기업이 10곳중 8곳꼴에 달했다. 반면 U자형 또는 V자형 회복을 점친 기업은 15.6%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종업원 50명 이상의 중소기업과 대기업 230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하반기 경영여건에 대해서는 '비교적 악화'될 것이란 응답이 46.5%에 달한 반면'매우 또는 비교적 호전'될 것이란 응답은 13.9%에 불과했다. 이런 부정적 전망 때문에 하반기 경영전략의 기본방향을 안정위주로 잡은 기업이 60%에 달했으며, 성장위주 전략을 짠 기업은 32.2%로 집계됐다. 하반기 기업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선진경제의 회복여부(37.2%)가 꼽혔으며, 그다음으로는 ▲정부의 경제정책 일관성(17.8%) ▲북핵사태(11.6%)▲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10.0%) ▲노사관계(7.5%) ▲중국경제 급부상(4.7%) 등이 지적됐다. 절반 이상의 기업(56.1%)이 하반기에 가장 큰 경영애로가 예상되는 분야로 판매를 지목했으며, 노사문제를 꼽은 기업은 5.1%에 그쳐 하반기 노사문제에 대해 긍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설비투자와 관련해서는 작년 동기대비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27.0%로 '확대하겠다'(15.6%)보다 조금 더 높았으며 57.4%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과 신규채용에서도 작년 하반기 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다는기업이 각각 53.0%와 44.8%로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확대(R&D 19.1%, 채용 16.5%)보다는 축소(R&D 27.9%, 채용 38.7%)쪽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하반기 기업경영활동 촉진을 위한 시급한 과제로는 `각종 규제철폐'(36.5%)와 '정부의 노사문제 개입 지양'(17.5%), '남북경협 확대'(16.7%), '반기업정서 해소'(7.6%) 등을 꼽았다. 상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는 하반기 경영여건 개선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가크지 않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규제개혁과 정책의 신뢰성 제고를통해 기업의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