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노조 사실상 파업 불참 ‥ '분신투쟁'으로 수주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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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노조원 분신 사망사태로 노동계 '태풍의 눈'이었던 두산중공업 노조는 이번 '하투'에서 그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이 회사 노조는 25일 민주노총의 오후 4시간 부분파업에 확대 간부만 참석하는 등 사실상 파업에 불참했다.
두산중공업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전국금속노조가 전국 1백12개 단위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도 찬성의 뜻을 표시하지 않았다.
지난 춘투(봄투쟁) 이후 일감이 크게 줄면서 회사는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고 생산 현장 분위기도 썰렁하다 못해 불안감마저 감돌고 있다.
노조 조합원들은 과격했던 '춘투'를 반성하고 이번 '하투'에선 단체행동을 아예 외면하는 분위기이지만 '때늦은 반성'이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노조측은 "간부만 민주노총 파업에 참석한 것은 장기화된 노사분규 이후 수주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또다시 파업을 할 경우 영업활동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감이 줄면서 잔업이 사라지고 고용불안마저 느끼는 조합원들의 정서가 반영돼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금협상을 노사가 계속하라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행정지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 노조원들은 민영화 이후 지난 2001년 소사장제 실시 저지를 위한 41일간의 장기파업에 이어 지난해 집단교섭을 둘러싼 47일간의 파업,올초 노조원 분신사망 이후 무려 63일간 계속된 장기분규로 지칠대로 지쳐 있는 상태다.
특히 올 파업여파로 올 들어 현재까지 수주액이 5천억원에 불과,올해 목표 4조원의 고작 12%를 채우는 데 그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사측과 벌이고 있는 임금협상을 가급적 무리없이 조합원들의 여름휴가 이전에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밀어붙이기식 투쟁은 조합원들에게도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조합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내부적인 현실을 감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현장 근로자는 "1∼2년 전만 해도 일감이 넘쳐났다"며 "경제가 어렵고 수주도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노사가 힘을 합쳐 협상을 마무리하고 회사부터 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