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노조가 조흥은행에 대해 합병 전 인력 구조조정을 요구한데 이어 노조의 동의없는 합병은 원천무효라고 선언, 노ㆍ노(勞 勞)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신한은행 노조는 25일 저녁 9시부터 서울 중구 태평로 본점 1층 로비에서 조합원 2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어 이같은 입장을 정리하고 두 은행이 합병할 경우 통합은행의 이름도 '신한'을 고수키로 했다. 이건희 노조위원장은 "신한은행 노조의 동의없는 조흥은행과의 합병을 결사 반대하며 합병할 경우에는 '신한은행'의 브랜드를 꼭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신한' 브랜드가 사라진다는데 격앙돼 있다"고 전하고 "조합원들의 요구로 집회를 갖게 됐으며 이같은 대규모 행사는 은행 설립 이래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조흥은행 인수건이 진행되는 지난 8개월여 동안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었으나 신한지주와 조흥은행 노조간 합의 결과 오히려 합병당하는 것처럼 보이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신한지주가 통합은행 이름을 '신한'으로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을 경우 창구 직원들의 사복(私服) 투쟁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지주는 그러나 신한은행 노조의 의견을 수용했다가는 파업까지 강행하며 '조흥' 브랜드 유지를 요구한 조흥은행 노조가 다시 반발할 우려가 있어 어느 한쪽 편을 들어주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