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점유율 33%,수출 1백8억달러.대표적 무역수지 효자종목으로 자리잡은 조선산업의 현 주소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세계 1~3위 업체가 모두 한국기업이다. 이들 기업을 포함,대부분의 국내 조선업체가 상반기에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러한 성장세를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조선산업은 세계가 단일시장으로 생산성,기술,원가경쟁력을 보유한 소수기업에 의해 주도되는 특징을 갖고 있어 국가간 경쟁도 치열하다. 일본의 경우 범 국가적 기술개발 지원으로 약 40여년간 조선 1위국의 자리를 유지해오고 있다. EU(유럽연합)는 조선및 기자재 관련 원천기술과 크루즈선,페리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인 특수선에서 아직까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의 경우 비록 설계기술이 낮고 생산기술과 생산성 수준도 한국보다 열세에 놓여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책에 힘입어 한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앞으로 조선산업은 초대형 컨테이너및 고부가가치 선박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경쟁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1만2천~1만5천TEU급 쌍축선이,LNG선은 20만㎥급의 개발이 진행중이다. 해저자원개발선박은 LNG-FPSO(부유식 원유시추설비),심해자원 탐사선(AUV,ROV)을 중심으로 거대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조선업이 한국의 주력업종으로 계속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고부가 선박에 대한 연구개발과 기술축적을 통해 현재 탱커 벌크캐리어 등과 같은 상선 건조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 이에 따라 조선업체들도 한국형 LNG선과 인공섬 해상공항 해상폐기물처리장 원유및 가스저장시설 등 초대형 부체(浮體)구조물에 대한 비중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환경친화형 선박시스템과 인력을 절감할 수 있는 운항시스템을 개발하는 한편 심해수중탐사와 해양에너지를 취득할 수 있는 장비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조선업체의 이같은 청사진이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수설계인력의 확보 고부가가치선용 핵심 기자재의 국산화 생산인력의 고령화및 후진적 노사문화의 해결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매출액의 1% 수준에 불과한 R&D(연구개발)투자비를 늘리고 업체간 정보공유와 협력을 통해 저가수주를 피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선박투자회사의 설립 등의 측면지원도 이뤄져야 한다. 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2012년 국내 조선업체의 생산은 7백만~8백만CGT(보정톤수),고용은 5만~5만5천명,R&D 투자비율도 매출액 대비 2% 수준을 달성하고 고부가 선종의 매출비중도 40%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