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7일자) 급물살 타는 글로벌 IT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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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텔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IBM 노키아 NEC 등 세계 정보통신업계를 대표하는 17개 업체들이 홈네트워크 표준화 작업에 나서기로 한 것은 그동안 차세대 IT 성장분야로 꼽혀 왔던 홈네트워크의 조기 상용화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참여한 업체들의 면면으로 보아 여기서 가인드라인이 정해지면 그것은 곧 세계시장에서 사실상의 표준,이른바 '디팩토 스탠더드'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ㆍ무선 통신을 이용해 집안에 있는 각종 가전기기와 PC, 그리고 다양한 정보제품들을 연결하고 콘텐츠를 공유하는 시스템인 홈네트워크 표준협력체의 출범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IT경기 회복이 기대보다 더딘 데다 서로 협력하지 않고서는 호환이 필수인 홈네트워크 시장 활성화가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어쨌든 홈네트워크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생각한 우리로서는 표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특히 표준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주도적 참여는 고무적이기도 하다.
앞으로가 중요할 것 같다.
이번 표준화 작업에는 가전,PC,휴대폰,소트프웨어,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체들이 망라돼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간단하다. 그동안 각 분야 업체들이 홈네트워크 시장을 노리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는 표준화 협력을 하더라도 물밑에서는 여전히 경쟁이 치열할 것임을 예고한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 최종 목적은 표준 그 자체가 아니라 이익을 창출하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기업간 제품간 호환성 확보는 일단 시장의 파이를 키우자는 것이지 그것이 언제까지나 시장에서의 공존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봐야 한다.
바로 그런 측면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홈네트워크와 관련된 기업들은 표준흐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무슨 전략으로 어디서 수익을 창출할지를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국내시장을 세계 홈네트워크 시장의 '테스트베드화'하는 것도 연구해 볼 만하다.
세계 어느 곳보다 유ㆍ무선 정보통신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어 외국인투자 환경만 좋게 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국내시장이 홈네트워크 상용화를 선도할 수만 있다면 세계시장 공략에도 그만큼 유리할 것이다.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차제에 홈네트워크 등 이른바 신성장동력을 서로 관장하겠다며 기업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 정부 부처간 갈등도 조속히 정리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