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기세를 잃고 있지만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질병은 계속 발생할 것이며 세계는 이에 대처해야 한다.' 국제백신연구소 이사회 의장인 배리 블룸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장은 26일 서울대에 설립된 국제백신연구소(IVI)가 본부 건물 준공을 기념해 서울대 인큐베이터빌딩에서 가진 국제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블룸 교수는 "최근의 사스 사태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엄청난 경제적,정치적 파장으로 인해 어떤 나라에 전염병이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무척 큰 용기를 필요로 하지만 이번 사스 사태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속한 경보가 세계적 전염병에 준비할 시간을 갖게 해줬다"고 말했다. 블룸 교수는 이어 "전염병에는 국경이 없으며 예측 불가능한 질병의 발생은 계속될 것이고 세계는 어떤 방향에서든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스타브 노살 호주 멜버른대 명예교수는 "지난 15년간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고 향상시키는 연구가 크게 발전했으며 백신학이 유력한 학문의 하나로 자리잡았다"며 "새로운 백신연구가 제품생산으로 연결됐을 때 빠른 시일 내에 개발도상국에서 이용될 수 있도록 자금지원 메커니즘이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클레멘스 국제백신연구소 소장은 "실험실을 갖춘 국제백신연구소 본부 준공으로 각종 연구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백신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물론 개발도상국의 보건 정책 등에 대한 연구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신학 연구의 최첨단'이란 주제로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는 레지나 라비노비치 빌게이츠 재단 감염성질환프로그램 국장과 이호왕 학술원 회장 등 2백여명의 백신전문가가 참석한다. 심포지엄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이종욱 차기 WHO 사무총장이 방문해 연구소 본부 준공을 축하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 .................................................................... 국제백신연구소란= 한국에 본부를 둔 유일한 국제기구로 유엔개발계획의 주도로 지난 97년 설립됐으며 최근 서울대 내에 5천2백여평 규모의 본부 건물을 완공했다. 이를 계기로 개발도상국의 백신 수요에 맞춰 다양한 연구 프로그램에 착수할 계획이다. 임상실험용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하고 국내 학생들에게 백신연구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60명인 직원을 2백여명으로 늘리고 연간 예산도 2천만달러 규모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는 빌게이츠 재단으로 부터 4천만달러를 지원받고 있는 최빈국 질병 프로그램을 비롯 일본뇌염 프로그램 등을 연구중이다. 현재까지 WHO를 비롯해 33개국과 협력 협정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