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현상은 이라크전 후 세계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소비부진으로 디플레 우려마저 고조되면서 각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불투명한 지금 금리 인하를 통해 자국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른바 금리의 경쟁적 인하를 통한 이른바 근린궁핍화정책(beggar thy neighbour policy) 또는 환율전쟁이 재현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8월중 추가 인하 가능성 우선 미국부터 한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추가 인하폭은 이번처럼 0.25%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뉴욕 뱅크원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앤서니 찬은 "기준금리의 인하폭이 작고 FRB가 경기회복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큰 편"이라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8월12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또 한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더들리는 "FRB가 경기회복세를 가속화하고 디플레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금리를 한번 더 내릴 가능성이 60%"라고 말했다. ◆유로존도 동참 움직임 금융전문가들은 7월10일 예정된 ECB 통화정책이사회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ECB는 6월초 기준금리를 반세기만의 최저치인 2%로 0.5%포인트 내렸다. 유럽경제의 중추인 독일 등 주요국의 경제난이 심화되는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금융완화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빔 뒤젠베르크 ECB총재도 이달 초 금리 인하 직후 "유로권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ECB의 금리 인하가 완전히 끝난 것인지는 말할 수 없다"며 "미국이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면,우리 역시 추가 인하 여력을 소진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금리가 0.5%대를 맴돌고 있는 일본은 장기불황으로 디플레 현상이 뚜렷해 실질적인 제로금리 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단기 금리지표인 하루짜리 콜자금의 가중평균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