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초저금리 장기화 조짐‥美 공세에 유로존 대응 불가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5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직후 홍콩 노르웨이 폴란드 체코 중앙은행 등도 동조인하를 단행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오는 7월께 금리인하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미국의 경우 경기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8월께 또 한차례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미 FRB가 금리를 내린후 전세계가 금리인하 도미노에 휩싸였던 상황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초저금리시대는 예상보다 훨씬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전문가들은 세계경기의 회복과 함께 올 상반기중 초저금리시대를 마감하고 하반기부터는 금리가 상승세로 반전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 유로존 7월, 미국 8월중 추가인하 가능성
금융전문가들은 7월10일로 예정된 ECB 통화정책이사회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ECB는 6월초 기준금리를 반세기만의 최저치인 2%로 0.5%포인트 내렸었다.
유럽경제의 중추인 독일 등 주요국의 경제난이 심화되는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금융완화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독일 분데스방크의 에른스트 벨테케 총재는 최근 "독일경제가 약한(mild) 형태의 디플레를 겪을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빔 뒤젠베르크 ECB총재도 "유로권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ECB의 금리 인하가 완전히 끝난 것이지는 말할 수 없다"며 "미국이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면, 우리 역시 추가 인하 여력을 소진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한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추가 인하폭은 이번처럼 0.25%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뉴욕 뱅크원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앤서니 찬은 "기준금리의 인하폭이 작고 FRB가 경기회복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어 추가 금리인하 여지가 큰 편"이라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8월12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이 또 한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경우는 이날 대표적 단기금리 지표인 하루짜리 무담보 콜자금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 환율전쟁 예고
금리인하 경쟁은 이라크전쟁의 조기종전에도 불구, 경제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이 불가피한 현실의 반영이다.
동시에 자국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다분히 깔려있다.
환율 조정을 통해 무역적자와 디플레를 다른 국가에 떠 넘기겠다는 근린궁핍화정책(beggar thy neighbour policy)인 셈이다.
국가간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