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수도권 및 충청권 분양시장에서 비인기지역뿐 아니라 인기지역에서도 청약경쟁률이 급락하며 주택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도 "분양권 전매를 금지한 '5·23 부동산안정대책'조치 이후 비인기지역에서는 청약열기가 식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기지역마저 직격탄을 맞을 줄 몰랐다"며 "부동산 경기가 너무 빨리,너무 큰 폭으로 식는 게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주택업체들도 예상외로 청약률이 낮게 나타나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청약 열기 얼마나 식었나 이번주에 공급된 아파트는 주택업체들이 높은 경쟁률을 장담했던 곳들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대우건설은 자신의 텃밭인 경기도 안산 고잔지구에서 처음으로 의외의 결과를 맞았다. 안산 고잔지구는 대우건설이 6차에 걸쳐 인기리에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아성을 구축했던 곳이다. 그렇지만 '5·23 대책'이후 첫 분양에서는 지역 1순위에서 절반이나 미달됐다. 심지어 수도권 1순위에서도 18%(2백47가구)가 미달됐다. 경기도 남양주 지역에선 미분양 현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1순위 마감이 속출했지만 지금은 3순위에서도 미달되고 있다. 청약 경쟁률이 이 정도면 계약률은 더 낮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전 대덕테크노밸리의 경우도 일부 평형은 지역 1순위에서 미달됐다. 지난 20일 모델하우스 개장 이후 평일에는 3천여명,주말에는 1만여명이 내방했지만 정작 25일 무주택우선공급에서 10%대의 청약률이 나온데 이어 26일 1순위 청약에서도 무더기 미달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높은 경쟁률은 보이지 않더라도 1순위 마감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며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가 생각보다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완전히 얼어붙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급랭의 가장 큰 이유로 분양권 전매금지를 꼽고 있다. 가수요자의 참여가 원천 배제됐을 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도 자금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청약할 엄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주택건설업체들이 아직 인기지역에서 고(高)분양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미분양 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분양권값도 덩달아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연말까지 비인기 지역에서 미분양 물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성근·김진수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