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단기금리 지표인 하루짜리 무담보 콜자금 금리가 25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진기한 현상이 나타났다. 무담보 콜자금 금리는 지난 9일에는 제로(0)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은 "금융회사간 거래시장인 무담보 콜시장에서 이날 유럽계은행 사이에 ―0.1%의 금리로 약 20억엔의 대출거래가 이뤄진 반면 국내은행을 중심으로 한 플러스금리는 최고 0.008%에 그쳐 이자와 거래 규모를 합한 가중평균 금리가 ―0.001%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일본 내 외국은행간 마이너스 대출이 빈번하다는 얘기다. 이같은 현상은 일은의 통화공급 완화정책으로 시중자금이 넘쳐나면서 외국계은행을 중심으로 엔화자금을 대출할 때 이자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보관료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이렇다. 일본 시중은행이 A란 외국계은행에 외화자금 대출을 요청하면 A은행은 엔자금을 담보로 달러를 빌려주는 스와프 거래를 통해 이익을 남긴다. 하지만 A은행은 담보로 받은 엔자금을 한도 이상으로 보유할 수 없어 외국계 B은행에 보관료를 물고 대출(밀어내기)을 해준다. 그러나 A은행은 마이너스금리로 대출을 해도 일본 시중은행과의 스와프 거래로 얻는 이익이 일종의 보관료보다 크기 때문에 차액만큼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일본 콜시장에서 마이너스금리 거래는 지난 1월24일 ABN암로은행 도쿄지점이 프랑스계 은행 도쿄지점에 하루짜리 콜자금을 대출하면서 시작된 이래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단기금리의 마이너스 추락은 디플레 경제를 상징하는 특수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