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내 세력 판도가 '경기낙관'에서 '디플레우려'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미국의 경기회복이 부진하자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디플레 우려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FRB가 연방기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지난 25일 FOMC 12명의 위원 중 로버트 패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가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끝까지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은 게 그 예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실리콘밸리의 경기불황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패리 총재는 디플레 우려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업계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디플레 우려파를 리드하는 또 다른 강경파는 프린스턴대 교수 출신인 벤스 버난키 FRB이사다.


버난키 이사는 지난 연말부터 디플레 가능성을 제기했으며,최근 각종 세미나에서도 디플레를 막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강하게 피력해왔다.


그는 지난달 일본을 방문했을 때 "한번 빠지면 벗어나기 어려운 게 디플레인 만큼 사전에 방지하는 금리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플레 경계론자로 분류돼 온 알프레드 브로더스 리치몬드 연방은행 총재도 최근 디플레 우려파에 가담하고 나섰다.


이 신문은 미 경제회복이 불투명해지자 경기 낙관론을 펴온 상당수 FOMC위원들이 점차 디플레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하반기에도 경기회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디플레를 차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도널드 곤 위원의 경우 시장 참가자에게 상당기간 초저금리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줘야 한다는 내용의 '기대형성'에 관한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때문에 앨런 그린스펀 의장도 그동안의 경기 낙관론에서 탈피,최근 들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FRB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경기 판단에서 그린스펀 의장의 '복사판'으로 불리는 로저 W 퍼거슨 FRB 부의장은 "미 경제에 아직 디플레 우려는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25일 회의에서 금리인하에는 동조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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