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국민,우리,기업은행에 대해 무더기로 '부적정 감사의견'을 냈다. 특히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자사주 매입기간중 스톡옵션을 행사한데 대해서는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인사자료로 활용토록 금융감독위원회에 통보,향후 김 행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감사원 지적사항=감사원이 27일 발표한 '금융기관 예산집행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김 행장은 작년 8월6일 스톡옵션 40만주 가운데 30만주에 대한 권리를 행사,1백65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문제는 이 시점이 국민은행이 자사주를 매입하기 시작(7월31일)한 직후였다는 점이다. 또 한편으로는 국민은행의 반기영업보고서가 제출되기(8월14일) 직전이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내부자료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이 야기됐고 스톡옵션 행사도 은행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현금지급 방법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밖에 국민은행에 대해 임직원 특별보로금이 경영성과에 비춰 과다지급됐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성과급을 과다지급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해명=스톡옵션과 관련된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국민은행은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시가 산정은 과거 3개월의 평균주가를 적용한다"며 "자사주 매입 개시 후 스톡옵션 시점까지의 기간이 고작 5일에 불과해 자사주 매입이 시가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또 "당시 스톡옵션을 행사했던 것은 같은 해 2월 스톡옵션 행사이익의 5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스톡옵션 행사가 지연되자 '약속을 어기는 것이냐'는 여론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기실적상 주가하락이 예상되자 스톡옵션을 행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당시 6만원대의 국민은행 주가가 하반기에는 8만1천3백∼9만3천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해명했다. ◆금감위 입장=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감사원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후에야 추가 조치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감사원이 은행장에 대한 인사자료 활용을 통보한 것은 금감위 출범 후 처음이어서 처리 방향을 정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또 감사원이 막상 김 행장의 위법여부에 대해 "법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는 견해를 밝혀 섣불리 제재에 나서기도 어렵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위법 사실이 밝혀졌다면 최고 해임권고 등의 제재를 취할 수 있지만 위법이 아니라면 당장 조치수위를 언급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일단 자료를 검토한 뒤 필요할 경우 추가 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김수언·정종호·최철규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