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남서쪽으로 1백82km 떨어져 있는 도시 라이프치히. 2차 대전 전까지만 해도 유럽의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던 곳이다. 비록 예전 만큼은 아닐지라도 여전히 라이프치히 중앙역의 철로는 말 그대로 거미줄처럼 유럽 각지로 뻗어 있다. 쇼핑 아케이드인 매들러를 비롯 주요 쇼핑 거리에는 상업도시로서 번성했음을 과시하고 있다. 라이프치히는 독일 예술,출판,인쇄의 중심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도서산업은 그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1650년 최초의 근대적 신문이 이 도시에서 탄생했고,17세기께부터 시작된 도서박람회는 지금도 세계 제일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인쇄술과 함께 라이프치히를 말해주는 또 하나의 모습은 음악이다. 17세기 바로크음악 시절부터 이 도시로 몰려든 많은 음악가들에 의해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음악의 메카로 자리하게 된다. 이 가운데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는 그의 생을 마감할 때까지 라이프치히에서 교회음악의 보급에 정열을 쏟았다. 라이프치히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성 토머스 교회의 상임 지휘자(칸토르)로 취임한 때가 1723년. 바흐는 그 후 27년 동안 이 곳에 머물며 명곡 '마태오 수난곡'과 여러 곡의 칸타타를 작곡하기에 이른다. 지금도 이 교회 앞에는 거리를 내려다 보는 바흐의 동상이 서 있고 맞은편에는 바흐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그의 시신 역시 성 토머스 교회에 묻혀 있어 세계의 여행자들이 매일 같이 찾고 있다. 이 음악적 전통은 아우구스투스 광장을 중심으로 도로 좌우에 자리하고 있는 게반트하우스와 오페라 하우스에서 이어지고 있다. 1981년 문을 연 뒤 음악홀이 된 게반트하우스에서는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토머스 합창단,라이프치히 소년합창단 등 이 지역 음악 단체들과 세계 유수의 연주자들이 공연을 펼치는 곳. 특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18세기 중엽 창단된 이래로 멘델스존 등의 음악가들이 지휘봉을 잡았던 유럽 최고의 악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빈틈없이 객석을 메운 연주회장의 풍경은 시민들의 생활이 된 예술적 전통을 말해주고 있다. 전후 복구사업의 하나로 지어진 맞은편의 라이프치히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발레와 오페라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라이프치히는 또 독일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곳으로서의 가치도 함께 품고 있다. 통독 이전 구 동독 지역에서 거세게 일었던 자유와 개혁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했던 곳이다. ..................................................................... [ 여행수첩 ] 인천~프랑크푸르트 직항편을 이용한 뒤 국내선을 타고 라이프치히 할레 공항까지 간다. 프랑크푸르트까지는 11시간,라이프치히까지는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루프트한자 독일항공과 대한항공은 매일,아시아나항공은 주4회 프랑크푸르트 직항편을 운항한다. 라이프치히 시내까지는 셔틀버스나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택시비는 30유로 정도하며 20분 가량 걸린다. 요즘 환율은 1유로에 1천4백원 안팎. 현재 서머타임 적용 중. 한국보다 7시간 늦다. 라이프치히는 박람회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국제 샘플 박람회(1895),기술박람회(1918)등이 최초로 개최되었고 지금도 매년 라이프치히 국제 박람회가 열린다. 1996년 문을 연 라이프치히 박람회장 건물은 도시의 상징물이 되었다.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02)3420-0400,라이프치히관광청 www.leipzig.de 글=남기환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