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구주류간 신당문제를 둘러싼 갈등이나물밑협상이 이번주를 고비로 당 울타리를 벗어나 정치권 전반의 움직임과 긴밀하게연동돼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 개혁파 일부 의원의 탈당과 정치권밖 시민사회단체 중심의 범개혁신당 추진세력의 전국단일조직화가 이들의 계획대로 이번주나 내주 현실화되면,지루한 줄다리기만 거듭해온 민주당 신.구주류간 신당 갈등구도의 현상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구주류 양측은 이번주에도 일단 물밑조율을 계속 시도키로 했으나, 어느 한쪽의 극적인 양보없이는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양측 관계자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한쪽이 명분으로나 세력으로나 확실한 우위를 점해 쏠림현상이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 도리어 분당을 막는 길"이라는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의 말은 신주류 입장에서 말한 것이긴 하지만 `절충을 통한 타협'이 어려운 현 상황을 적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신.구주류 양측을 오가며 흥정을 붙이고 있는 정대철(鄭大哲) 대표와 강운태(姜雲太) 의원 등은 `분당은 공멸'이라고 절박하게 외치고 있으나, 시소의 양쪽 끝에자리잡은 인사들은 `분당도 불사' 입장이다. 신주류측은 당밖 범개혁신당 움직임에 고무돼 시간은 자신들 편이라고 주장하고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최근 정치상황에 대해 "마지막 몸부림"이라며 "혼돈이 극에 달하면 새 질서가 된다"고 말한 것은 그대로 신주류측 말로 대치될 수 있다. 구주류측은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배수진을 친 채 어차피`팽'당할 신당행보다는 차라리 민주당을 `사수'하는 게 자신들의 정치적 장래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신주류측이 `통합신당론'으로 유인하고 있으나, 일반국민 참여형 공천과 민주당해산 주장을 철회하지 않는 한 17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부터 자신들을 솎아내려는의도에 변함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 최근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 정균환(鄭均桓) 총무 등이 노 대통령에 대해 날이 갈수록 예리한 대립각을 세우자, 유인태(柳寅泰) 청와대 정무수석이 나서 `지역맹주 배제론'을 말하고 `국민참여형 경선이 노심(盧心)'이라고 못박은 사실은 신.구주류간 줄다리기 승부가 최종 고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신.구주류 양측은 이번주에도 `분당 책임'을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 물밑조율을계속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신주류는 당밖의 신당세력과 접촉을 강화하는 등 독자행보에 나서 구주류측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방침인 반면 구주류측도 내달 2일 광주공청회 등 지방순회 공청회에 본격 나서 저항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정대철 대표는 내달초 신당파와 당 사수파, 중도파가 참여하는 조정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목표 아래 30일이나 그 이튿날 구주류의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과 다시 접촉키로 하는 등 막판 절충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강운태 의원도 "선 개혁-후 통합론을 갖고 구체적인 추진방법과 내용, 일정 등을 (신.구주류) 상호간 협의.검토하고 있다"며 "30일 신당추진모임, 정통모임, 중도파 모임에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인태 수석의 최근 잇따른 입장표명은 이같은 온건.중도파의 절충 노력이 공천방식 등 원칙에 대한 타협으로까지 이어져선 안된다는 쐐기박기로 해석돼 정대표의 향배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