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국가고시생 지원 열풍 ‥ "고시 합격자수가 대학서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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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이 사시나 행시, 공인회계사 시험 등 국가고시 응시생에 대한 지원을 앞다퉈 확대하고 있다.
합격자 숫자가 대학 순위로 인식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고졸예정자가 대학 정원을 밑도는 '정원 역전' 시대에서 대학순위는 신입생 유치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도 고시생 지원확대 요인이다.
그러나 취업난으로 고시 준비생이 크게 늘어나자 대학의 재정부담도 커지고 캠퍼스를 '고시 지상주의'로 몰고 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세대는 독서실 자료실 체력단련실 등을 갖춘 국가고시동(2백76명 규모)을 포함해 1천여석 규모의 고시반을 운영하며 특강, 모의고사, 책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고시 1차합격자에겐 학교에서 1회 80만원을, 사법고시의 경우 동문회에서 매학기 1백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9월에는 교내에 흩어져 있는 11개 고시반을 통합·관리하고 고시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하기 위해 국가고시정보센터(www2.yonsei.ac.kr/∼exam)를 출범시켰다.
백태승 국가고시정보센터 소장(법학과 교수)은 "최근 취업난으로 국가고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동문회 주도로 모은 기금으로 고시생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3백∼4백명 규모의 고시반을 운영 중이며 별도 자격기준을 통과해 고시반에 들어온 학생에게 △장학금 △무료특강 △기숙사 △식비 등을 지원한다.
국가고시 1차 합격 재학생 및 졸업생에겐 도서구입비가 주어지며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등록금까지 면제된다.
고려대 이화여대와 숙명여대 동국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등 대부분의 대학도 이와 유사한 고시지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시생 지원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대학들이 고시 합격자 숫자에 지나치게 집착해 경쟁적으로 지원을 늘리면서 지원금이 만만찮은 부담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의 경우 지난해 1백명 규모의 고시준비실을 꾸리는데 운영비와 장학금, 서적구입비, 세미나지원비 등으로 모두 4천6백9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자 지원금까지 고려할 경우 지원금은 훨씬 커진다.
특히 일부 대학은 고시반 지원 확대로 1차 합격자의 경우 등록금을 면제받고 식비,도서구입비, 동문회 장학금 등으로 매달 1백만원 가까이를 챙길 수도 있어 일반 학생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