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발끈 다시 맨다 .. "경제 안좋지만 올 목표는 달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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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엔 한번 제대로 해봐야죠."
이상운 ㈜효성 사장은 하반기 경영전략을 '심기일전'이라고 잘라 말했다.
어렵다고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생산이든 수출이든 경영지표를 호전시키는 데 최대 역점을 둘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에 직격탄을 맞았던 금호그룹은 하반기 목표치를 상반기에 비해 30% 이상 늘려잡았다.
오남수 전략경영본부 사장은 "상반기 매출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지만 당초 그룹 목표치(7조5천억원)를 달성하기 위해 하반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 하반기를 경영역량 강화의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연초 이라크 전쟁과 사스 여파로 된서리를 맞은 데 이어 최근엔 노사분규로 홍역을 앓고 있지만 그동안 부진했던 실적을 하반기에 대거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마침 정부가 내놓은 하반기 업종별 전망도 상반기보다는 훨씬 쾌청하다.
◆'사업계획 수정없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7천억원 언저리로 기대치를 훨씬 밑돈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아직 연간 목표치(7조2천억원)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
D램과 LCD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고 정보통신 부문의 계절적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조금만 '분발'하면 지난해 수준은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내수 부진과 파업의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올해 경상이익 목표치(2조1천억원)는 내릴 수 없다는 태세다.
요즘 미국 시장에 나돌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감산설이 현실화될 경우 그 틈새를 비집고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전략도 수립했다.
LG전자 역시 상반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지만 연초에 작성한 사업계획을 그대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이 회사 권영수 부사장은 "하반기도 내수나 수출여건이 좋지 않지만 고부가가치 사업인 PDP 부문과 연구개발(R&D) 투자는 예정대로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글로벌 사태에 휘말린 SK㈜는 최근 연간 매출목표치를 12조8천억원에서 14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경기회복 가시화되나
산업자원부는 29일 발표한 '하반기 주요 업종별 동향'을 통해 철강을 제외한 대부분 제조업종의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및 정보통신제품 생산의 경우 PC·무선통신기기 교체 수요 확대와 디지털 제품의 지속적인 판매 증가로 상반기 대비 28.6%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화학제품의 내수와 수출은 중국과 동남아의 사스 진정,국제시장 수급 안정 등으로 불황을 벗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기계 중공업 분야는 신제품 개발과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에 힘입어 생산 내수 수출이 모두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자동차 부문도 내수 부진은 지속되겠지만 수출시장 경기회복과 국산차의 품질 개선 등에 따라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윤영선 산업정책과장은 "이같은 전망은 소비심리 안정과 기업투자 확대,생산적인 노사관계 확립 등을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정부는 모든 정책수단을 강구해 기업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홍성원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