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능동적 대외개방 불가피하다..楊秀吉 <전 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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楊秀吉 <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
동서 냉전체제가 붕괴된 이후 세계 경제지도가 다시 그려지기 시작하더니 근래 그 변화의 속도가 갑작스레 빨라지고 있다.
세계경제의 중앙무대를 장악하거나 혹은 중앙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크고 작은 여러 나라들이 제각기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경쟁적으로 구축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여러 갈래의 자유무역연대가 조직되고 확장되고 있다.
또 이에 따라 무역과 투자의 흐름도 방향이 바뀌고 있다.
FTA라는 새로운 여러 강줄기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이고 세계적인 대세에 동참을 안하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가 우리 한국이다.
무역께나 한다는 나라로는 한국이 유일한 열외(列外)국이다.
이래도 괜찮은 것인가.
FTA의 확산이라는 대세를 가져온 것은 역시 경제대국들이다.
우선 유럽연합(EU)이 90년대 초부터 대내적 통합을 심화시키고 동시에 회원권을 확대해나가면서 그 한 결과로 범유럽적인 자유무역권이 조성돼왔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쿠바 이외 범서반구 34개국이 참여하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추진했고 부시 정부는 최근 2005년 발효를 목적으로 FTAA의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ASEAN 10개국들과도 FTA 협상을 추진하는 일에 착수했다.
지난 5월23일에는 중동의 20개국을 대상으로 미·중동자유무역지대(MEAFTA)를 제안한 바 있다.
결국 유럽과 아프리카 이외 대부분을 미국 중심의 자유무역권에 편입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기축경제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이러한 여건 변화에 대응해 재작년 WTO 가입을 성사시키고 이를 계기로 과감하기 짝이 없을 정도의 대외개방에 착수했으며 작년에는 ASEAN국들과 FTA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것은 또 일본과 EU로 하여금 각기 ASEAN과의 FTA를 추진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 역시 제각기 자유무역권을 조성 혹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중소 규모의 여러 경제들이 한결같이 이러한 주요 국가들의 FTA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무역 주도 경제성장 전략에 보다 적극적인 나라들은 자국을 중심으로 여러개의 FTA를 체결해 가급적 커다란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 중심(hub)이 되고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여러개의 쌍무적 FTA의 공통적 중심에 위치하는 것이 투자 유치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FTA에 가장 적극적인 예가 이미 38개국과 FTA를 체결한 칠레다.
멕시코는 32개국과 FTA를 체결했고 조만간 일본과도 FTA를 체결할 것이다.
ASEAN 회원국들은 이미 중국 일본 미국 EU의 4대 경제(권)와의 FTA를 추진하고 있고 또 개별적으로 추가적인 FTA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세계 어느 나라와도 FTA를 체결하겠다는 자세다.
호주 뉴질랜드 대만도 마찬가지다.
중동국가들도 미국의 제안에 호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전세계가 경쟁적으로 FTA를 추진하는 것은 우선 FTA가 해외 시장을 열어주고 아울러 경제개혁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또 국제적으로 상호의존도를 높여 자연스레 외교적 안보적 제휴관계를 강화해주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국가경제에 대한 내외 투자자의 신뢰가 높아져 투자가 활성화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결국 무역의 확대와 경제활력으로 연결된다.
이 분석을 뒤집어보면 우리가 계속 FTA의 대세에 불참하는 경우 무역과 투자 및 성장이 둔화되고 나아가 외교·안보적 손실도 적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무역통상 정책의 획기적인 방향 전환이 불가피하다.
한·칠레 FTA를 비준하고 일본과의 FTA를 적극 추진할 것은 물론 중국 미국 ASEAN 멕시코 등 주요 교역 상대국들과의 FTA를 능동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농촌경제의 구조조정을 실효성 있게 능동적으로 추진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주요 서비스시장의 개방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sgyoung@igenet.com